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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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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출판사 문학동네
저자 위화
출간일 2016.05.23
level 초급
page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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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극단의 중국을 살아가는 작가 위화의 예리한 통찰이 담긴 산문집.

예리한 통찰 사이사이에 담긴 유쾌한 해학을 담아내며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국 작가 위화의 산문집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이 책은 위화 작가의 마오쩌둥으로 일축되었던 극단의 시대에서 시장경제라는 또 하나의 극단의 시대로 가고 있는 기형적인 오늘의 중국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극히 인간적인 사생활 및 창작 일기, 독서 이력 등 작가로서의 인생 또한 활짝 펼쳐 보인다.

이번 산문집에는 위화의 독서담, 소설 창작 일기 등 작가 위화의 문학관을 바라볼 수 있는 산문도 다수 실려 있는데 소년 시절 겪었던 문화대혁명부터 작가 지망생 시절의 기억들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위하가 책을 통해 밝혔듯 그의 모든 글은 ‘일상생활에서 출발해 정치, 역사, 경제, 사회, 문화, 감정, 욕망, 사생활 등을 거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이 책에는 위화만이 읽을 수 있는 세상과 인생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따스한 휴머니즘, 웃음이 담겨있다.



|저자소개|


위화 : 1960년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항저우(抗州)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마련해준 도서대출증을 이용해 매일 책을 읽으며 소년 시절을 보낸 그가 소설가로 나선 것은 1983년, 단편소설 「첫 번째 기숙사(第一宿舍)」를 발표하면서부터다. 이후 「18세에 집을 나가 먼길을 가다(十八歲出門遠行)」,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世事如烟)」 등의 단편과 장편 『가랑비 속의 외침(在細雨中呼喊)』을 내놓으며 ‘중국 제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했다. 



|목차|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하나의 나라, 두 개의 세계
추모일
올림픽과 빌 게이츠 지렛대
가장 조용한 여름
7일간의 일기
비디오 영화
자무엘 피셔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
1987년 『수확』 제5호
바진 선생님, 잘 가셨습니다
문학의 꿈
부조리란 무엇인가?
비상과 변신
삶과 죽음, 죽음 이후의 부활
옥스퍼드의 윌리엄 포크너
지크프리트 렌츠의 『독일어 시간』
아르비드 팔크식 생활
이언 매큐언 후유증
두 학자의 초상
로버르트 판데르힐스트, 중국에서 셔터를 누르다
우리 모두의 진혼곡
작가의 역량
기억상실의 개인성과 사회성
슈테판 츠바이크는 한 치수 작은 도스토옙스키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대작 두 편
키워드: 일상생활
디테일 속 일본 여행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일기
농구장에서 축구를 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일기
잉글랜드 축구 팬
이집트 일기
마이애미와 댈러스 일기
뉴욕 일기
아프리카
술 이야기
아들의 고집
아들에게 쓰는 편지
부록
『형제』 창작 일기
『제7일』 이후
20여 년 전 티베트에 갔었다
쥐루로 675호

옮긴이의 말



|출판사 서평|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치료법을 찾는 환자다”

정치 제일주의에서 물질 지상주의로, 억압의 시대에서 방종의 시대로
극단의 중국을 살아가는 작가 위화의 날카롭고도 따스한 해학의 산문!


위화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중국 작가로 꼽힌다. 그의 산문집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는 예리한 통찰 사이사이에 담긴 유쾌한 해학이 빛을 발한다. 중국에서는 무려 10년 만에 나온 산문집으로, 출간 전부터 화제를 일으켰다. (그의 바로 전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중국에서 출간되지 못하고 대만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산문집을 통해 그는 마오쩌둥으로 일축되었던 극단의 시대에서 시장경제라는 또하나의 극단의 시대로 가고 있는 기형적인 오늘의 중국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극히 인간적인 사생활 및 창작 일기, 독서 이력 등 작가로서의 인생 또한 활짝 펼쳐 보인다. 그가 책에서 밝혔듯, 그의 모든 글은 ‘일상생활에서 출발해, 정치, 역사, 경제, 사회, 문화, 감정, 욕망, 사생활 등등을 거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 여정에는 위화만이 읽을 수 있는 세상과 인생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따스한 휴머니즘, 웃음이 담겨 있다.

응답하라, 극단의 중국

1960년에 태어나 문화대혁명 시절에 유년을 보낸 작가 위화는 지금의 중국이 당황스럽다. 과거를 회상하며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흔한 일일지 모르지만, 역사적 격변을 겪은 중국인들에게는 그 정도가 남다르다. 그는 이런 극단적 격변을 ‘천양지차(天壤之差)’라 재차 묘사한다. 중국의 극단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역사적 격변 외에, 오늘날 같은 대륙에서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의 삶에도 어마어마한 격차가 존재한다. 국내총생산(GDP)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1인당 평균 소득은 세계 5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그는 중국에서 두 가지 거대한 차이를 발견한다. 하나는 과거와 현재의 차이이고, 또하나는 빈부격차로 인해 통제되지 못하고 가속도를 더해가는 오늘날의 극단적 격차다.

“유럽인이라면 400년에 걸쳐 겪었을 파란만장한 변화를
중국인은 불과 40년 만에 겪었다.”


개혁개방 이후,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에는 천지가 새로 개벽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변화는 중국의 모든 곳에 스며들었다. 사유 방식과 생활 방식, 세계관과 가치관도 천치가 개벽하듯이 변했다. 그래서 과거의 윤리 도덕은 점차 사그라들고 이익과 금전의 인생철학이 혁명의 인생철학을 대체했다. 예전에 “사회주의의 풀을 뜯어먹을지언정 자본주의의 싹은 먹지 않겠다”는 유명한 구호가 있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어떤 것이 자본주의적인 것이고, 어떤 것이 사회주의적인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졌고, 내 생각에 지금 중국에서 그 ‘풀’과 ‘싹’이란 이미 같은 식물이다. _15쪽

30여 년 전, 문화대혁명 후반기 때였다. 난 아직 중학생이었다. 당시에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서로 말을 나누지 않았다. 아무리 말을 하고 싶어도 차마 그러지를 못했다. 상대방을 사모하더라도 그저 몰래 눈으로만 쳐다볼 따름이었다. 간혹 담이 큰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슬쩍 쪽지를 건네더라도, 사랑을 분명히 드러내는 말은 차마 못 쓰고 죄다 엉뚱한 말뿐이었다. 상대방에게 지우개나 연필을 주겠다는 따위의 내용으로 사랑의 정보를 전달한 것이다. 쪽지를 받은 여학생은 그녀석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바로 알았고, 여학생의 일반적인 반응은 긴장과 두려움이었다. 쪽지가 알려지기라도 하면 여학생은 자기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몹시 부끄러워했다.
요즘 여학생은 교복을 입고 낙태 수술을 받는다. 언론에 이런 뉴스가 나온 적이 있다. 한 여중생이 교복을 입고 병원에 가서 낙태 수술을 받는데 의사가 수술 전에 가족 서명을 하라고 하자 교복을 입은 남자 중학생 네 명이 에워싸고는 서로 앞을 다투면서 먼저 서명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_10~11쪽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보다 치료법을 찾는 사람이다.
나는 한 사람의 환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의 격변은, 해방 이후 경제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극심한 변화를 겪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다. 위화는 이런 격변의 시대, 고삐 풀린 말을 탄 시대에 우리 모두가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는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겪고도 심리적으로 건강한가? 그는 격변의 시대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병폐를 관찰한다. 그러고 소설가인 자신을 다시 정의한다.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치료법을 찾는 사람이다.”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제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 40여 년 동안 중국인의 심리 변화는 사회 변화만큼이나 대단했다. 사회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지고 난 뒤에도 우리는 스스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
우리는 현실과 역사라는 이중의 거대한 격차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모두 환자라고 할 수 있고, 모두 건강하다고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두 극단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과 과거를 비교해도 그러하고, 오늘과 오늘을 비교해도 역시 그러하다. (…) 30년 전에 이야기하는 직업에 막 발을 디뎠을 때, 노르웨이 작가 입센의 말을 읽었다. 그는 말했다. “모든 사람은 그가 속한 사회에 책임이 있다. 그 사회의 병폐에 대해서도 역시 그러하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차라리 치료법을 찾는 사람이라 하겠다. 나는 한 사람의 환자이기 때문이다. _13쪽

중국인으로서 산다는 것, 중국인 작가로서 산다는 것

중국인 작가로서 사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서구의 모든 기자들이 행사에 초대해놓고 정치적 의견을 물어보기 때문이다. 위화는 중국 정부에 비판적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진실을 왜곡하는 서구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유럽에 갈 때마다 기자들의 정치적 질문에 대비해 미리 연습을 하는 위화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동시에 비난 또한 많이 받는 중국인으로서 작가의 고뇌가 짐작되는 부분이다.

작년 11월 노르웨이에서 중국 문학 주간을 개최했는데, 나는 미국에서 영문판 새 책을 알리느라 가지 않았다. 내 친구는 갔는데, 그가 돌아와서 말하길, 노르웨이 기자가 그를 인터뷰하면서 온통 재작년 노벨 평화상(류 샤오보)에 관해 물었다는 것이다. 올해 10월 노르웨이에 가면서 나는 비행기에서 평화상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해두었는데, 결국 어떤 기자도 평화상에 관해 질문하지 않았다. 노르웨이 기자는 기억을 상실했다. 그들은 내게 이제 곧 열릴 18차 중국 공산당대회에 관해 물었고, 나는 이 문제는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나 같은 보통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은 떠도는 소문 차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억상실의) 두번째 예는 최근 댜오위다오 분쟁이다. 일본이 자국 역사를 대하는 태도는 중국인을 분노케 했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우리 역사를 대하는 태도도 의문스럽다. 2009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기간에 우리 정부는 백년 중국 전시회를 열었는데, ‘대약진운동’이나 ‘문혁’은 빠져 있었다…… _146쪽

정부에는 비판적 시선을 유지한다. 건국 60주년 행사를 바라보는 위화의 시각은 상당히 냉소적이다.

톈안먼 광장은 벌써 새롭게 단장했고, 열병(閱兵)과 행진 연습도 마쳤다. 뉴스는 날씨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모여서 10월 1일의 기상 동향을 논의하는데, 나쁜 날씨의 영향은 기본적으로 배제했다. (…) 서구 기자 한 사람이 내게 전화를 걸어 60주년이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그에게 말했다. 내게 60주년이란 59주년보다 한 해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_29쪽

세계적 작가로서, 이탈리아에서 티베트 문제를 두고 라마승과 대담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는 물병을 맞을까봐 두렵다. 그러나 티베트가 중국 영토라는 생각엔 이견이 없다.

주최측에서는 선의로 내게 대다수 이탈리아 사람들은 달라이 라마의 주장에 쏠려 있고, 그래서 대담하는 동안에 내게 물병을 던지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일깨워주었다. 이튿날 많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왔고, 중국 유학생 수십 명도 나를 지지하러 왔다. 나는 중국 유학생들이 앞쪽 자리를 점령하게 했다. 만일 물병이 날아오면 내가 피할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도록…… (…) 중국인으로서 나는 달라이 라마가 주장하는, 형식만 다를 뿐 실제로는 독립인 자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우리 언론이 달라이 라마를 악마로 만드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 _246쪽

북한에 대한 작가 위화의 시각도 엿볼 수 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북한 축구 선수들이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북한 사람이라면 어떨지 상상해본다. 그리고 북한 체제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는다. 북한에 대한 중국인들의 일반적 인식이 어떤지도 알려주고 있다.

저녁에 놀라운 소식이 나를 맞았다. 북한 축구팀 선수 네 명이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 팀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듯이 느긋하게 답했다. 기자들더러 경기 전에 직접 사람 수를 세어보라는 것이었다. 서구 언론은 늘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고, 뜬구름을 잡는다. 이 점은 나도 진즉 알고 있었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북한 국민이라면 나는 도망칠까? 단정할 수 없었다. 내가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애국심은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지 한 사람이나 소수의 사람을 열렬히 사랑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_176쪽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남아공에서 의기양양하게 100위안짜리 부부젤라를 사온 위화는, 그 부부젤라가 실은 메이드 인 차이나이며, 중국 내에서 2위안 60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 면세점은 부부젤라로 가득찼다. 하나에 인민폐로 100위안 정도다. 많은 유럽 축구 팬들이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일고여덟 개씩 사서 노획한 총기처럼 등에 맨다. 나도 귀국할 때 하나를 사서 등에 매고 베이징에 돌아왔다. 오늘에야 그 메이드 인 차이나의 수출 가격이 인민폐로 2위안 60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더구나 그 보잘것없는 가격에는 환경오염 등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내 존경하는 큰형이 몇 년 전에 말했다. 중국 GDP는 100위안을 지불하고 10위안을 받는 GDP다. _190쪽

일상에서 담론으로, 담론에서 일상으로, 근시와 원시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위화의 필력 덕분에, 책을 읽고 나면 작가 위화의 삶과 중국의 사회상을 모두 조망하는 기분이 든다. ‘일상에서 정치, 역사, 경제, 사회, 문화, 감정, 욕망, 사생활 등등을 읽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창작’을 지향한다는 그의 신조답다.(155쪽) 그는 세상을 냉철히 통찰하면서도 재치와 웃음을 잃지 않는다. 시선은 예리하지만 행간에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온정이 숨어 있다.

문혁 때 나는 소년이었고, 중국 남부의 조그만 읍내에서 살았다. 내 최대의 바람은 베이징에 가보는 것이었고, 톈안먼 광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이것이 소년 시절 나의 가장 강렬한 감정이자 가장 충동적인 욕망이었다. 하지만 그런 욕망은 그때 내게는 지나친 사치였다. 나는 그저 소도시의 사진관에서 톈안먼 광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진짜 톈안먼 광장에 간 것 같았다. 유감스러운 것은 사진에 나온 톈안먼 광장이 텅텅 비어 나 혼자뿐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배경 앞에서 찍은 사진의 유일한 흠이었다. 지금 많은 중국인들이 냐오차오 올림픽 경기장과 워터큐브 수영장에서 기념 촬영을 한다. 나는 내 또래 친구들과 그 낡은 사진 이야기를 꺼내고서야 알았다. 그들도 다들 톈안먼 광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것이었다. 우리는 그지없이 감동했고, 역사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_154~155쪽

문학에 신비한 힘이 진정 존재한다면

이번 산문집에는 위화의 독서담, 소설 창작 일기 등, 작가 위화의 문학관을 바라볼 수 있는 산문도 다수 실렸다. 그는 소년 시절 겪었던 문화대혁명부터 작가 지망생 시절의 기억들을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작가가 되기 전의 성장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문화대혁명 시절 그가 본 영화라곤 혁명모범극과 알바니아, 북한 영화뿐이었다. 그러다 마오쩌둥의 사망으로 수입 제한이 풀리자 서구 영화를 보고는 흥분을 감추지 못해 미친 듯이 영화를 섭렵해나간다. 그 시절에는 대부분의 출판사가 책을 초판만 찍는 바람에 갖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린 뒤 반납하지 않기도 한다. 신인 작가 시절에는 사회주의 중국에 어두운 결말은 없을 수 없다는 편집장 덕분에 소설의 결말을 고쳐야만 했다. 이 모든 에피소드는 작가로서의 삶과 중국 격변의 역사가 결코 다른 것이 아님을 넌지시 이야기한다.
그의 왕성한 독서 활동도 엿볼 수 있다. 고전에 입문하기 위해선 알렉상드르 뒤마가 좋다는 견해, 중국에서 이언 매큐언의 소설이 인기가 없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는 불만, 슈테판 츠바이크와 도스토옙스키의 비교 등, 독서가로서 위화의 면모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그의 최근 소설 『형제』 및 『제7일』을 통해 작가로서의 지향점을 밝히기도 한다.

여러 해 동안 일부 문학계 사람들은 자기의 편협함을 자랑으로 여기면서 문학 이외의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자랑하듯이 선언했다. 지금 문학계에는 이런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 지난 한 달 동안 나는, 오늘을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특히 전혀 모르는 사람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는 다른 사람의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자신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동시에 내가 한 사람의 중국 작가로서 이런 천재일우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도 여러 번 말했다. 엘리엇의 시구도 이야기했다. “새가 말한다. 인류는 너무 많은 진실을 견딜 수 없다고.” _233쪽

지나간 삶은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지만 지나간 독서는 세월이 지나면 더욱 새롭다. 20여 년 동안 위대한 작품들을 읽을 때면 늘 다른 시대, 다른 국가, 다른 언어의 작가들에게서 나 자신의 감성을 읽었고, 심지어 나 자신의 삶도 읽었다. 문학에 어떤 신비한 힘이 진정으로 존재한다면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생각한다. _112쪽

위화는 독서든 창작이든, 이는 모두 타인의 삶에서 자신의 감성을 발견해, 타인과 자신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각 산문마다 제재는 다르지만, 결국 이 산문집을 관통하는 것이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이자 ‘휴머니즘’임을 우리는 결국 알게 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위화의 작품뿐만이 아니라 위화 개인을 더욱 잘 이해하고, 나아가 이 작가가 견지하고 있는 ‘따스한 시선’에 함께 스며들게 된다.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루쉰은 중국인의 영혼을 치료하기 위해 소설을 쓴다고 했다. 이런 루쉰의 말대로라면, 위화는 오늘 중국에서 루쉰의 전통을 가장 잘 잇는 작가다. 그는 지금 중국 작가들이 “자기의 편협함을 자랑으로 생각하면서 문학 이외의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자랑하듯이 선언”하는 중국의 문학 풍토를 비판하면서,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차라리 치료법을 찾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 환자”인 병든 중국 현실에서 “나는 한 사람의 환자”라고 자처하면서, 글로써 병든 중국의 현실을 치유할 치료법을 찾는 것이다. 위화가 오늘 중국 문학계에서 차지하는 특별한 위상이 위화의 이러한 작가적 자세에서 연유한다는 것을 독자들은 이 산문집을 통해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_253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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